『죽음이란 무엇인가』 서평——죽음을, 오직 이성으로 생각한다
★★★★☆4.4 / 5.0(편집실 평가)
결론: 죽음을 둘러싼 첫 한 권은 이 책입니다. 예일대에서 오래 이어진 명물 강의를 토대로,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의 무엇이 나쁜가" "불멸은 바람직한가" 같은 물음을, 종교에도 영성에도 기대지 않고 분석철학의 손길로 한 걸음씩 검토합니다. 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도구를 건네는 책. 그래서 첫 한 권으로 알맞습니다.
- 서명
- 죽음이란 무엇인가 (예일대 23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 저자
- 셸리 케이건/박세연 옮김
- 출판사
- 엘도라도
- 형식
- 분석철학 입문(강의 기반)
- 난이도
- 입문 ★☆☆ ——예비지식 없이 읽힘·분량은 많은 편(약 1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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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인가——3줄로
저자 셸리 케이건은 예일대의 철학 교수로, 이 책은 그가 오랫동안 개설해 인기를 얻은 강의 "DEATH"를 책으로 옮긴 것입니다. 영혼은 존재하는가, 인격의 동일성이란 무엇인가, 죽음은 정말 "나쁜" 것인가, 불멸은 행복한가, 자살은 합리적일 수 있는가——죽음에 얽힌 논점을 차례로 다루며, 감정이나 신앙이 아니라 논리와 반례로 검토해 갑니다.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벼리는 책입니다.
핵심——"죽음의 무엇이 나쁜가"를 묻다
이 책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소박해 보이지만 실은 까다로운 하나의 물음입니다. "죽음이 나에게 나쁜 일이라 해도, 그 나쁨은 대체 누구의·언제의 나쁨인가." 죽은 뒤에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자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고대의 에피쿠로스는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있을 때 죽음은 없고, 죽음이 있을 때 우리는 없다"고 논했습니다.
케이건은 이 에피쿠로스식 논변을 손쉽게 물리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인 뒤, 그럼에도 죽음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길을 '박탈 이론'(죽음은 살아 있었다면 누렸을 좋음을 앗아가므로 나쁘다)으로 꼼꼼히 검토합니다. 독자는 자신이 막연히 품고 있던 "죽음은 무섭다/나쁘다"는 느낌이, 실은 서로 다른 여러 주장의 묶음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감정을 부정당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내역을 풀어헤쳐 주는 것——이것이 이 책의 효능입니다.
죽음이 나쁜 것은 그 자체에 무슨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살아 있었다면 누릴 수 있었을 좋음을 앗아가기 때문이다——라는 '박탈 이론'을, 저자는 논의의 축으로 삼는다.(죽음의 나쁨을 다루는 장의 취지를 편집부가 정리한 요약)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중심 논점(편집부 요약)
읽을거리 3가지
1.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출발하는 담백함
케이건은 전반부에서 사후에도 존속하는 영혼이라는 생각을 검토하고, 그것을 지지할 충분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물리주의)을 분명히 합니다. 이 전제를 일찍 고정하기에, "그렇다면 단순한 신체 기능의 정지로서의 죽음의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후반부의 논의가 날카로워집니다. 입장을 감추지 않고 반대 의견에도 지면을 할애하는 성실함이 전편을 관통합니다.
2. 불멸은 정말 행복한가——라는 반전
우리는 "죽지 않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영원히 계속 사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가"를 거꾸로 묻습니다. 끝이 없는 것의 지루함과 무게를 생각하면, 불멸은 단순한 구원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한탄하기 전에 불멸을 의심하는——이 반전이, 죽음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3. 분량은 많지만, 한 계단씩 오르는 계단
두껍지만 각 장이 짧은 논점의 누적이고, 강의 어조라서 한 단씩 확실히 오를 수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쌓아 올리는 대신 가까운 예와 반례로 나아가므로, 철학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주의점과 읽는 법
두 가지. 첫째, 이 책은 분석철학의 방식으로 쓰였으며 "마음에 다가가는" 유형의 책이 아닙니다. 비탄의 한복판에서 위로를 구하고 있다면, 이 논리적인 어조가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먼저 회고록인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나 심리의 퀴블러 로스 『인생 수업』부터 들어가는 편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둘째, 한국어판은 분량이 있습니다. 전부를 통독하려 힘주지 말고, 자신이 걸려 있는 물음(죽음의 나쁨/불멸/자살의 합리성 등)의 장부터 골라 읽어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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