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 입문』 서평——오르기 전에 갖춰야 할 지도
★★★★☆4.3 / 5.0(편집실 평가)
결론: 칸트의 첫 한 권으로 추천합니다. 독일의 정평 있는 '초심자를 위한(für Anfänger)' 시리즈의 한국어판으로, 원전이 아니라 『순수이성비판』이 무엇을 왜 묻는지를 차근차근 풀어 주는 입문 해설서입니다. 최난관을 오르기 전, 목적지를 먼저 보여 주는 지도. 첫 책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 서명
- 칸트 순수이성비판 입문 (원제 Kant für Anfänger)
- 저자
- 랄프 루트비히 지음/박중목 옮김
- 출판사
- 이학사
- 형식
- 단행본(입문 해설)
- 난이도
- 입문 ★☆☆ ——약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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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인가——3줄로
독일 융커출판사의 인기 시리즈 『…für Anfänger(초심자를 위한 …)』 가운데 칸트 『순수이성비판』을 다룬 권의 한국어판입니다. 저자 랄프 루트비히가 원전의 난해한 논의를 그림과 예화를 곁들여 풀어 주며, 박중목이 옮겼습니다. 원전의 번역이 아니라, 원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안내서입니다.
'지도'가 필요한 이유
초심자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익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범주·직관·선험 같은 장치를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는 채 만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목적지를 먼저 보여 줍니다——칸트가 흄의 회의에 맞서 지식을 지키면서 동시에 자유와 도덕의 자리를 남기려 했다는 것,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개념 장치가 이 한 걸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이 목적을 손에 쥐면 원전은 미로가 아니라 도착점이 정해진 길이 됩니다. 지도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고, 짧은 입문서 중 이만큼 잘 해내는 책은 드뭅니다.
읽을거리 2가지
1.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그림으로
대상이 인식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인식이 대상을 구성한다——칸트의 발상 전환을, 이 책은 도식과 비유로 먼저 감각하게 해 줍니다. 원전에서 이 대목을 만나기 전에 체감해 두면 충격이 이해로 바뀝니다.
2. 용어의 첫 정리
선험적/초월적, 분석/종합, 감성/오성 같은 칸트 용어의 최소 지도를 미리 그려 줍니다. 원전에서 이 단어들이 빠르게 쏟아질 때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준비입니다.
주의점——원전이 아니다
정직하게 적습니다. 이 책은 『순수이성비판』 자체가 아닙니다. 제목에 '순수이성비판'이 들어가 원전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어디까지나 입문 해설서입니다(원전은 이 책장의 5위 정명오 옮김 『순수이성비판』). 또한 입문서인 만큼 원전의 엄밀함은 다듬어져 있으니, "이 책을 읽었다"고 원전을 읽은 것으로 삼지는 마세요. 지도를 얻었으면 반드시 산으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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